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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부터 계획해 온 강원도 캠핑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의 특성상 여름에는 자리를 오래 비우지 못하기 때문에, 여름휴가는 포기하고 대신 가을휴가를 계획했었다.

그것도 강원도의 단풍시즌에 맞추어 10월 말로 선택했다. 강원도에서 10월 말에 단풍을 즐기고, 다시 내가 사는 곳인 남쪽으로 내려와서 11월 초에는 지리산 달궁야영장에서 다시 한번 단풍을 즐길 계획이다.

 


드디어 출발이다.
2022.10.22. 토요일 10시경 출발하여 대략 13시쯤 도착한 것 같다.

충주 카누캠핑장은 크게 A사이트와 B사이트로 나뉘는데,
사이트 내에서는 선착순으로 자리를 선점하면 되는 방식이다.

우리는 사람 북적한 것은 싫어하는 스타일이라 비교적 한적한 B로 선택했다.
하지만 B사이트는 최근에 조성된 곳이라 수목이 아직 크게 자라지 않아 약간은 황량한 느낌이었다.

나무 그늘이나 단풍이 목적이라면 무조건 A사이트로 예약했어야 했다.

 

우리는 B사이트 내에서도 화장실과 샤워실 바로 뒤쪽으로 잡았다.
다른 사이트라면 주차 공간이었을 곳에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어서 주차가 약간은 난해했지만, 경치만 놓고 보자면 남은 자리 중에서는 경치가 탁 트인 가장 좋은 자리였다.

 

일주일 동안 거처가 되어 줄 백컨트리 320 쉘터







 

여기서 왼쪽으로 간다면 나무에 뷰가 약간 가리게 된다.







 

장비 경량화를 해온 터라 세팅 시간은 1시간 정도 걸린다.

"세팅과 철수에 들어가는 수고로움과 부담감" < "캠핑으로 인한 만족감"
위의 부등식은 캠핑을 계속 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맥시멀리즘으로 치닫던 나의 캠핑스타일을 얼른 경량화한 것은 잘한 선택이다.

 

세팅을 마치고 충주시내 롯데마트에 가서 장을 봤다.
떡볶이가 뭔일로 1+1 행사를 하나 해서 샀는데, 알고 보니 풀무원 제품이다.
당시 풀무원이라는 회사가 영업을 중단한다고 뉴스에 나왔었는데 그 여파로 재고털이를 하는 중이었나 보다.

어묵 중 최고의 어묵인 삼진어묵과 함께 떡볶이를 만들어 첫날 저녁을 해결했다.

 

강원도에서의 첫날밤을 맞기 전 충주호의 노을

 

캠핑을 간만에 나와서 내가 불 붙이는 법을 까먹었나 싶을 정도로 장작이 안 탄다.
물이 지글지글 끓는 소리가 나며 장작 절단면에서는 수증기가 나왔다.
장작을 구매하던 시점을 돌이켜 보니, 캠핑장 사장님께서 장작을 꺼내주신 곳이 어느 창고였는데 화장실과 샤워실 옆이라 습기가 가득했던 것 같다.
장작은 보관이 중요한데 그렇게 습한 곳에 장작을 보관하다 보니,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이끼가 낄 정도로 장작에 습기가 많았던 것이다.

캠핑인구가 늘어나면서 잘 건조된 장작의 공급이 부족하여 캠핑장에서는 물을 한껏 머금은 생나무가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나는 캠핑장에 가서 장작 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캠핑을 하면서 불장난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장작을 미리 인터넷이나 근처 캠핑용품점에서 구매해서 가는 편이다.

그럼에도 이번에 캠핑장에서 구매한 이유는, 1주일 캠핑이기 때문에 차에 짐을 많이 못 싣기 때문이었다.

이후 이야기이긴 한데, 마지막날 캠핑장 정리하는 사장님을 불러서 장작 상태가 이끼가 낄 정도로 너무 안 좋다고 말씀드렸다. 다른 이용객들도 장작이 안 타서 다들 연기만 한껏 마셨다고 말씀드렸으니, 이 글을 쓰는 이 시점에는 개선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장작과 캠핑장 사장님에 대한 원망을 안고 잘 준비를 한다.

야전침대 2개를 설치한 잠자리 공간이다.
아직 침구류 색깔은 중구난방이라 통일감이 없다.

빨간색 침낭은 반고(Vango)의 6만원대 침낭이고, 오른쪽 침낭은 대학교 시절 학교에서 받은 여름용 침낭이다.
사실 10월이기도 하고 난로가 있어서 그리 춥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간 캠핑이라 침구류에 신경을 못 썼는데, 새벽에 춥긴 했다.

오히려 11월엔 따뜻했을 정도로 10월 말엔 추웠다.
영하로 내려가서 서리가 앉았으니...

 

자는 동안 장작을 텐트 내부로 들여와 난로 앞에 두고 말렸다.
이미 구매한 장작이니 사용은 해보려고..

 

옅게 끼어 있는 물안개

 

오피넬 나이프로 깎아 스노우피크 그릇에 담아 먹는 사과는 개꿀맛
자본주의가 좋아






 

새벽엔 춥지만 낮기온은 빠르게 올랐다.
바깥에 나와 전날 장봐온 칼국수를 먹는다.

우리는 먹을 것에 크게 신경 쓰는 스타일이 아니라 식사는 정말 볼품없이 해결한다.



일요일이라 많은 사람들이 퇴실을 했다.
몇 시간 뒤 다시 채워질 자리일 수도 있지만, 잠시 이 여유를 즐겼다.

 

타지 않은 장작을 여기저기 많이들 놓고 가셨다.
보이진 않았지만 내가 느꼈을 감정과 같은 그 감정이 이 장작에 담겨있는 듯했다.



A사이트의 풍경이다.
확실히 이 충주 카누캠핑장의 본래 아이덴티티를 뽐낸다.
사람 좀 많더라도 여기 할걸 그랬다.

 

오후가 되니 다시 사람들이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캠핑 고수들도 있지만, 캠핑 경험이 많지 않으신 분들도 더러 계신다.

나는 다른 사람 눈치를 정말 많이 보기도 하지만 선뜻 나서는 성격도 아니다.
그래서 옆사이트에서 세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 신경은 쓰이는데 바로 도와준다고 나서지는 못한다.

근데 옆사이트에 오신 분들께서 너무 오랜 시간 헤매셔서 약간의 도움을 드렸다.

이렇게 도움이 될 때면, 그래도 내가 캠핑은 좀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뿌듯하긴 하다 ㅋㅋㅋ
유리야 나 멋있었냐?

 

장보러 충주 시내에 다시 나왔다.
마침 검색해 보니 고릴라 캠핑이 있어서 들렀는데, 잘 건조된 장작을 엄청 저렴하게 팔고 있는 것이었다.

10kg 한 망에 7천 원이었나?
그래서 두 망 사왔다.

이래서 내가 캠핑용품점에서 미리 장작을 사는 것이다.

 

두 번째 날은 별거 없이 지나갔다.
사실 캠핑 오는 이유 자체가 나에게는 몸의 휴식을 추구하기보다는 머리의 휴식을 취하기 위함이기 때문에, 나의 캠핑 내용은 별것이 없다.






 

두 번째 날 저녁은 차유리씨가 좋아하는 돼지갈비



새로 사 온 장작으로 불장난도 했다.
역시 장작은 이렇게 타야지..

 

쉘터가 지면과 맞닿는 부분은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틈이 있고, 상단 벤틸레이션을 열고 자기 때문에 온도차에 의한 공기순환으로 인해 질식사의 위험은 없다. 하지만 일산화탄소 경보기는 무조건 구비하여 다녀야 한다.







 

마지막 날 오전이 가장 날씨가 좋았다.
푸른 하늘을 보며 이곳 캠핑장에서의 마지막 아침식사를 하고 철수를 한다.



 

 

오는 길에 수자원공사 충주댐 물문화관 앞 공원에서 사진을 찍고 가기로 했다.

 

강원도 캠핑여행을 하는 7일 동안 면도를 하지 않을 예정이라 되도록 면상이 나온 사진은 안 올릴 예정..

 

이렇게 1일 차부터 3일 차 오전까지의 캠핑을 마치고, 두 번째 캠핑장이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호화스러운 캠핑장 중 하나인 영월의 나조스트 캠핑장으로 이동한다.


충주 카누캠핑장 총평

- A사이트에는 수령이 많은 나무가 다수 식재되어 있고, B사이트는 생긴 지 얼마 안 되어 그늘이 아예 없다. 여름엔 무조건 A로 가야 한다. 물론 단풍을 즐기기에도 A가 좋다.

- 내가 갔던 2022년 10월에는 장작 상태가 굉장히 좋지 않았다. 만약 충주에 가서 장작을 구하게 된다면 고릴라캠핑 충주점에 가서 구매하는 것을 추천드린다. 물론 가격면에서도 캠핑장보다 캠핑용품점이 적어도 4천원은 더 저렴하다.

- 2시부터 출입하여 선착순으로 사이트를 선점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입구에서 2시 전이라고 출입을 막지는 않는다. 2시에 간다면 이미 좋은 자리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미리 가서 철수하시는 분들 눈치주는 것도 웃기는 상황이다.

- B사이트 깊숙한 곳은 아직 보수 중이어서 그런지 약간 공사장에 온 느낌일 수도 있다. 가능한 무조건 A를 추천한다.

- 연세가 있으신 여자 사장님께서 직접 관리를 하시는데, 아무래도 화장실이 수시로 관리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입퇴실 시간인 2시를 전후로 하여 하루에 한 번 관리하는 것으로 판단되었는데, 화장실과 샤워실을 청소한다기 보다는 휴지통 비우는 수준이었다.

- 경치 "최상", 시설물은 "중", 시설물 관리상태 "하", 방역상태는 당시 추운 날씨여서 판단 불가

- B사이트 중 분리수거장과 가까운 사이트 2곳 정도는 절대 이용하지 않을 것을 추천. 이유는 말 안해도 아실 것. 날이 좋은 성수기에는 경치는 둘째 치고, 이 이유 때문이라도 2시 전에 가야 할 듯.
 

 

[캠핑 일기] 영월 나조스트(가을 단풍캠핑 7일 중 3~5일차) - 2022.10.22.~10.24.

[캠핑 일기] 충주 카누캠핑장(가을 단풍캠핑 7일 중 1~3일차) - 2022.10.20.~10.22. 여름부터 계획해 온 강원도 캠핑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의 특성상 여름에는 자리를 오래 비우지 못하기 때문에,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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