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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호 태풍 난마돌이 몰고 온 더위가 잠시 기승을 부리더니, 다시 날씨가 선선해졌다.
낮엔 적당히 따뜻하고, 밤엔 선선한 이 가을 날씨를 즐길 기간은 길지 않다.
대략 9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5주라는 기간 동안 최대한 가을 정취를 온몸으로 느껴야 한다.
11월부터 야외활동은 사실상 겨울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처음 계획은, 샤워장에 따뜻한 물은 안 나오지만 오롯이 자연 속에 있는 느낌을 주는 '지리산 달궁 오토캠핑장'에 가려고 예약을 했다.
그러나 낮에 야외활동 시 어느 정도 땀이 나는 날씨이기 때문에 캠핑장을 다시 알아보았다.

캠핑을 처음 시작하던 2020년도에 처음 방문했었던 내안의숲 캠핑장으로 예약을 했다.
마침 S7 사이트가 딱 하나 비어 있어서 예약했는데, 무려 6만 원이나 하는 가격에 놀랐다.
아무리 요즘 캠핑장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내안의숲 캠핑장이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대충 검색해 보니, 캠핑장이 확장되면서 새로 만들어진 사이트였다.
숲 속에 독립적으로 구성된 사이트라 우리만 와 있는 느낌을 주는 것이 6만 원 값어치 한다는 판단 되었다.


S7사이트로 올라가는 길(자동차 있는 곳이 S7 사이트)

캠핑장 입구에서부터 걸어서 올라오면 상당히 운동이 되는 경사와 거리이다.
자연적인 느낌과는 거리가 멀긴 하지만 아스팔트 콘크리트로 캠핑장 곳곳에 포장이 매우 잘 되어 있는 점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여기저기 도토리가 엄청 많이 떨어져 있다.
텐트 위에도 수시로 떨어져서 우리를 놀라게 했다.



다른 사이트의 대화 내용은 작게나마 들리긴 했지만, 인근 사이트가 직선거리로 20m 정도는 떨어진 거리에 있기 때문에 아주 조용했다.
특히 우리 사이트는 다른 사이트에 비해 더 고지대에 위치했기 때문에 우리 사이트 앞 유동인구가 전혀 없었다.
그러면서도 관리동(화장실, 샤워실, 개수대)은 30초 거리에 위치해 있어서 이용하기에 용이했다.

또한 주차를 사이트 내에 했음에도 불구하고 텐트를 치고도 뒤편에 상당히 많은 공간이 남았다.
쉘터 크기가 가로세로 320cm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이트 길이가 족히 10미터는 넘어 보인다.


난로가 필요한 시기에 주력으로 활용 예정인 '백컨트리 320쉘터' 세팅이다.
야침은 취침시간이 펼 예정.


3시쯤 약간은 애매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백년 밥상의 돼지 막창.




처음에 잘리지 않은 비주얼은 좀 별로긴 한데 썰어놓고 보면 군침 돈다.



곱창, 막창 등이 초벌되어 나오는 이유가 있었다.
익는 데에 엄청 오래 걸린다.
해동을 제대로 못 한 탓도 있지만, 30분 정도 구운 듯?



함께 배송된 채소와 소스를 곁들였다.



밥을 다 먹고 쌀쌀해질 것을 대비해 난로에 등유를 채워 넣었다.
우리가 사용하는 난로는 토요토미의 반사식 난로다.

짧은 캠핑 경력이지만 크게 3가지의 등유난로를 접해 보았다.
아래와 같은 장단점들로 인해 현재는 반사식 난로를 사용하고 있다.
반사식 난로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사용 시의 공간 활용성"과 "전기의 불필요성"이다.

가. 심지식 난로 - 옴니(토요토미 제품)
- 장점: 전기 필요 없음, 열량이 매우 세서 극동계까지 활용 가능, 상부로 올라오는 열을 활용한 음식 데우기 가능(군고구마 등)
- 단점: 부피 큼, 열이 사방으로 방출되어 벽에 붙일 수 없음, 즉 공간 활용성 극악, 화력 조절 범위가 작음(심지식 난로들의 공통적 특징), 화상 위험이 큼

나. 팬히터(파세코 제품)
- 장점: 자동 온도 조절, 타이머 기능, 벽에 붙일 수 있음, 화력 조절 범위가 큼, 온기를 팬으로 배출시켜주는 방식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실내 공기 순환이 이루어짐, 화상 위험이 적음
- 단점: 전기 없으면 사용 불가, 팬 돌아가는 소리가 취침시간에 은근히 크게 느껴짐, 화력 수동 조절 불가능(화력을 세게 하려면 설정온도를 높이면 되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텐트 내부에서 팬히터를 사용하다 보면 팬히터 이 녀석이 내부 온도를 높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정작 추운데 이 녀석은 세게 돌아가질 않는다는 뜻이다. 이럴 땐 후방에 있는 온도센서가 찬바람을 맞도록 텐트 창문을 살짝 여는 등의 위치 조절을 해주어야 한다.)

다. 반사식 난로(토요토미 제품)
- 장점: 전기 필요 없음, 벽에 붙일 수 있음, 상부로 올라오는 열을 활용한 음식 데우기 가능(군고구마 등)
- 단점: 열량이 다소 모자랄 수 있음, 화력 조절 범위가 작음(반사식 난로도 기본 원리는 심지식 난로이다. 다만 후방 열 방출을 막아 벽에 붙일 수 있어 공간 활용성이 커진다는 점이 최대 장점), 화상 위험이 큼
* 열 방출 방향은 전면 20%, 상부 80%로 기억한다.




제품: 다닥 그릴 중사이즈

저녁은 숯불을 이용한 요리이다.

고기 화로는 다닥 그릴 중사이즈이다.
접었을 때 부피가 작아서 애용하고 있다.

숯은 커피나무 숯인데, 박스로 사서 캠핑장에 갈 때 필요한 만큼 챙겨간다.
삼겹살을 구워도 불이 붙지 않는 좋은 숯이다. 대신 연기는 무지막지하게 난다.
그리고 숯이 두껍고 묵직해서 꽤 오래간다. 2시간까지도 사용 가능한 것 같다.

숯은 차콜 스타터와 착화제를 사용하여 불을 붙이는 게 좋다.
토치로 불 붙이려면 20분은 넘게 들고 있어야 겨우 붙는다.
나는 솔로스토브 캠프파이어로 불을 붙이고 있다.

쌀쌀한 가을밤에 숯을 활용해 저녁식사를 하면 너무 뿌듯하다.
고기 화로 설거지할 때는 한숨이 나온다.


닭 염통 꼬치, 돼지껍데기, 닭꼬치를 먹기로 한다.



초등학생 때 하나에 200원 주고 사 먹던 염통 꼬치가 생각난다.



양념을 발라서 구우면 더 맛있었겠지만, 설거지할 것을 생각해서 구운 후에 바르기로 ㅎㅎ



다 먹고 설거지를 하고 난 후에는 불을 쬐며 금쪽같은 내새끼 한 편 보기



야전침대를 활용한 캠핑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 상당히 만족스럽다.
바닥공사를 위한 푹신하고 부피 큰 용품이 필요 없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내안의숲 캠핑장 총평
- S사이트들은 사이트 크기, 독립성, 나무 그늘 등 6만 원을 내고 와도 충분히 매력적이다.(다른 사이트는 안 가봐서 모르겠다)
- 샤워실, 화장실, 개수대 등 편의동 또한 사장님 아버님께서 상시 관리를 해 주셔서 아주 깨끗하다.
- 따듯한 걸 넘어 뜨거운 물이 콸콸 나온다.
- 샤워실 옷걸이는 옷이 떨어질 것 같으며, 발판이 없어서 옷을 갈아입는 데 약간 불편한다.
- 우리가 저번 주에 노지 스타일인 바람이 좋은 저녁 캠핑장에 다녀와서 그런지 몰라도 이곳의 방역상태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거짓말 안 치고 모기 한 마리 못 봤다.
- 대신 음식물 등을 청소하지 못하는 파쇄석 특성상 돌 사이에 기어 다니는 벌레가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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